동네 소규모 모임의 디자인: 작게 시작해 오래 가는 법
동네 북클럽, 동네합주, 산책모임처럼 작은 공동체는 규모가 작아서 따뜻하지만 동시에 쉽게 흐트러지고 사라지기도 합니다. 오래 가는 모임에는 공통의 설계 원리가 있습니다. 오늘은 모임이 견고해지는 원리(구조·리듬·환대), 다음으로 형태별 운영 포맷(북클럽 60분, 동네합주 90분, 산책모임 50분), 마지막으로 문화를 지탱하는 시스템(규칙 7줄, 역할과 온보딩, 비용·공간, 지표와 개선 루틴)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모임이 오래 가는 원리: 구조, 리듬, 환대작은 모임이 무너지는 가장 흔한 이유는 좋은 의도만 있고 구조가 없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오래 가는 모임은 세 가지를 갖춥니다. 첫째, 구조입니다. 시간표와 역할, 규칙이 간결하고 예측 가능해야 하며, 참가자는 모임 전부터 오늘 무엇을 하..
2025. 8. 23.
팬레터 아카이브: ‘좋아한다’의 역사
오늘은 좋아한다, 고백의 역사 속에서 빠질 수 없는 팬레터 아카이브에 대해 알아 보겠습니다.손편지에서 웹 1.0까지: 느린 문체가 만든 거리의 윤리와 설렘팬레터의 기원은 결국 종이와 펜의 물성이다. 손으로 눌러 쓴 획, 우표의 질감, 종이 접힘의 각도는 모두 말투가 된다. 1990~2000년대 초반까지의 팬레터는 대체로 장문의 경어체가 중심이었다. “사랑하는 ○○님께”로 시작해 “늘 건강하시고, 부족한 글 마무리합니다”로 끝맺는 형식, 말 끝마다 “-드립니다, -했습니다”를 붙여 존중의 간격을 유지했다. 말투는 길고 느렸다. 느림은 예의였고, 예의는 곧 거리 감각이었다. 띄어쓰기와 맞춤법을 일일이 가다듬는 그 시간 자체가 호응의 속도였다. 편지 봉투 안에는 폴라로이드 한 장, 스티커, 향나는 편지지, 조..
2025. 8.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