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레터 아카이브: ‘좋아한다’의 역사
오늘은 좋아한다, 고백의 역사 속에서 빠질 수 없는 팬레터 아카이브에 대해 알아 보겠습니다.손편지에서 웹 1.0까지: 느린 문체가 만든 거리의 윤리와 설렘팬레터의 기원은 결국 종이와 펜의 물성이다. 손으로 눌러 쓴 획, 우표의 질감, 종이 접힘의 각도는 모두 말투가 된다. 1990~2000년대 초반까지의 팬레터는 대체로 장문의 경어체가 중심이었다. “사랑하는 ○○님께”로 시작해 “늘 건강하시고, 부족한 글 마무리합니다”로 끝맺는 형식, 말 끝마다 “-드립니다, -했습니다”를 붙여 존중의 간격을 유지했다. 말투는 길고 느렸다. 느림은 예의였고, 예의는 곧 거리 감각이었다. 띄어쓰기와 맞춤법을 일일이 가다듬는 그 시간 자체가 호응의 속도였다. 편지 봉투 안에는 폴라로이드 한 장, 스티커, 향나는 편지지, 조..
2025. 8. 21.